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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을 좋아하느냐 라는 질문은 매우 난감하고 위험합니다. 음악의 장르는 둘째치고, 그 음악이 누구를 위한음악이며, 어떻게 만들어진 음악인지 등을 고려해야만 하기 때문이죠. 다른 예로 들어보자면, 누군가가 제게 신문을 좋아하느냐? 라고 묻는다고 생각해봅시다. 저는 아연실색하며 조중동은 싫어 라고 외쳐야 할지, 아니면 한겨레와 경향의 용기가 대단하다고 칭찬해야 할지 당황한 처지에 놓이는것과 같은것이죠. 질문을 던진 너마나나님의 성향(?)을 고려해봤을때, 아마도 그 음악은 락을 지칭하는것이라고 예측됩니다. 락이란 블로그와 통하는 구석이 참 많은것이라, 제가 즐겨듣는 음악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전반적으로 락이라는 장르의 음악을 좋아한다 라고 대답하고 싶습니다. (물론 예외도 있습니다)

음악을 듣게된진 약 10여년의 세월이 흘렀습니다. 음악이라는걸 그다지 좋아하지 않던 저는, 단지 외국어 공부를 하겠노라 단단히 마음을 먹고 듣기 시작한것이 팝이었거든요. 그 전엔 서태지, 신승훈, 공일오비 등의 90년대 초반의 대중가요를 "알고"있는 정도였습니다. 최초로 샀던 엘범은 마이클잭슨의 "히스토리". Heal the world가 기억이 나네요. 그 후로 돈주고 엘범을 사는 버릇(?)이 생겼습니다. 이후에 음악을 좋아하는 친구를 만나 다양한 음악에 취하면서, 어반 R&B나 힙합등을 많이 들었습니다.

컨템프러리 어덜츠 쪽의 음악을 들으면서 가장 정점을 찍은 가수는 머라이어 캐리였습니다. 그녀의 화려한 목소리를 듣다보면 주위가 모두 컴컴해지는 기분이랄까.. 머리에 가볍게 올린 시커먼 헤드폰이 마치 저의 온몸을 휘감아 뒤흔드는 기분이라고 해야할지.. 그렇게 시커먼 공간에서 오로지 그녀의 음악이 온 사방에서 울려퍼지는 기분이란 정말 엄청난 체험이자 기적이었습니다. 특히나 4집 Daydream의 풍성한 그루비한 음악과 발랄하고 쾌활한 가사, 그리고 음악아래 아늘하게 존재하는 뭔가 알수 없는 머라이어 캐리의 절규, 이 둘은 제 가슴을 마구 두들기며 제 가슴을 두들겼습니다. 물론 이 모든 기적은 오로지 훌륭한 헤드폰과 CD의 훌륭한 음질이 결합되었기에 가능했던것이지만 말이죠. 돈이 없었다면 그런 기적(?)은 체험해보지도 못했을겁니다.

그렇게 심취해 있던 알엔비 음악이었건만, 국내에서 알엔비가 쏟아져 내리기 시작하면서 갑자기 듣기기 싫어지더군요. 남들 다하는건 괜히 하기싫더군요. 직장이나 공부등에서는 물론 다른사람들이 하는것을 해야만 하는 입장이지만, 취미생활에선 도저히 남들 다하는건 똑같이 하기 싫어지는 일종의 저항감을 느꼈습니다. 그래서 그 후로 락을 듣기 시작했어요. 그 전에도 물론 락을 간간히 들었지만, 본격적으로 들어보자는것 이었습니다. 그렇게 락음악에 조금씩 빠져 들려고 노력(?)하던중에 컴퓨터에 푹빠지게 되었고, 그 이후로 음악대신 영화와 미국 드라마로 옮겨가면서 락음악에 대한 정복은 물건너갔었습니다. 영상의 힘이란, 실로 대단하더군요.

그렇게 음악과 멀리 지내다가, 인생이 조금씩 무료하게 느껴지기 시작했습니다. 출퇴근 시간이나 짬이나는 잠깐잠깐의 2~3 시간들을 비워놓게 된겁니다. 처음엔 그러한 시간의 틈들을 편히 쉴수 있는 자그만한 쉼터로 생각했으나, 이상하게도 그 틈은 갈수록 커져만 갔습니다. 즉, 짬이 나는 시간이 물리적으로 많아졌다는것이 아니라, 심리적으로 그것들이 지루하고 느슨하게 늘어지는 기분이었다고나 할까요. 바쁘게 살아갈수 밖에 없는 현대인인 저로써는, 그 짧은 시간이 마치 음주 같이 느껴졌습니다. 먹으면 먹을수록 취하는 술처럼, 틈속에 끼면 낄수록 온몸의 맥이 풀리는 그런기분이었죠. 결국엔, 음악을 다시 찾게 되었습니다. 과거의 솜사탕 같은, 또는 잘 만들어진 케익같던 어덜트 컨템프러리가 아닌, 좀더 강한 뭔가를 말이죠. 느슨한 스스로의 나태함을 조여줄수 있고, 또한 집단적인 한국의 문화에서 가끔씩 혼자있을 때 들을수 있는 "나(I)의 자아를 분명히 해줄수 있는 음악", 그것은 락이었습니다.

그래서 최근들어서 지금까지 락음악을 찾아서 듣고있습니다. 과거에는 음악을 들을때 항상 최신 음악을 들어야 한다는 강박관념이 있었습니다. 현재를 살고 있는 현대인이라는 이름의 최면덕택이었다고나 할까요. 마치 공산주의자는 투쟁을 해야만 하는것같고, 자본주의자들은 그들을 빨갱이(Socialist)라고 외쳐야만 하는것처럼. 항상 새로운 그녀들 사진(?)을 원하는 남자들의 음흉한 취향과도 비슷한 "신상"에 대한 집착을 버리는건 쉽지 않았습니다. 최신 음악잡지에 나오는 음악들을 버리고 괴거로 회귀한다는건, 마치 저 스스로가 퇴보할거라는 두려운 기분을 없애기 위해서라도, 더 좋은 그리고 더 훌륭한 음악을 찾으려고 노력했습니다. 하지만 실상은, 찾기는 매우 쉬웠습니다. 다음에서 "락 팝송 추천"이라고 검색하기만 해도 미친듯이 검색결과가 쏟아지더군요. 문제는 그것들을 직접 듣는 행동으로 옮기는것이었죠.

제가 음악을 듣는법은, 조금 힘든 노가다를 통하고 있습니다. 과거엔 음질에 대한 집착이 강했던 반면에, 지금은 영상에 집착하고 있어서, 웹에서 원하는 음악에 대한 뮤직비디오를 검색한후에 다운받아서 재 인코딩후 휴대폰에 넣어서 듣고 있습니다. 항상 필요한 만큼만 경제적인 선택을 하는 제겐 값비싼 한국의 터치폰들은 그다지 끌리지 않더군요. 그래서 아직까지 산지 2년이된 초기 3G폰을 쓰고 있습니다. 그래서 자연히 음반은 안사고 있으며(뮤직비디오를 팔진 않기에), 음악 재생 프로그램은 쓰지도 않고(동영상 재생프로그램을 씀), 오히려 인코더를 많이 쓰고 있죠. 웬지 직장인이 휴대폰 외에 뭔가를 들고다니는건 사치인것만 같아서, 특별히 mp3를 따로 가지고 있진 않습니다. 아니, mp3라는 포멧이나 시디 자체를 가지고 있질 않습니다. 지금 가지고 있는 음반이라곤 고작 과거에 좀 사서 모았던, 그리고 지금 그냥 버리기 아까워서 추억으로만 남겨둔 테이프만 고작 30여개 정도. 아무래도 구형폰이다보니, 음악을 몇개 넣지 못하고 10~20개 정도만 넣어다닙니다. 그래서 그런건진 몰라도 내년에 아이폰이 들어온다는 소식이 너무 반갑기만합니다. 하지만 휴대폰의 벨소리는 음악으로 하진 않았습니다. 음악이란 신성한 뭔가가 악세사리로 전락해버린다는게 너무 서글프니까요.

음악에 대한 열정(?)은 당연히 음악에 관한 지식으로의 목마름으로 이어집니다. 그래서 한때는 배철수의 음악캠프도 듣긴 했으나, 솔직한말로 너무 답답하더군요. 그냥 내가 원하는것만 콕콕 집어서 듣고 싶지, 누구에게 제가 좋아하는 음악을 틀어주고 싶거나 다른사람이 좋아하는 음악을 듣고 싶은정도로 호화스러운 음악적 지식을 가지고 있는것도 아니었습니다. 가장 답답한건, 음악을 듣기만 해야 한다는 그자체 였습니다. 저는 음악을 직접 보면서 느끼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유튜브에서 단지 뮤직비디오만 다운받는게 아니라 콘서트 동영상이나 연주 연습 영상 또는 팬들이 부른 노래까지, 다양한 스펙트럼의 음악을 듣고 싶은거죠. 물론 직접 거기까지 갈수 있으면 좋겠지만, 지방에사는 사람으로써 그럴수 없다는 현실적 제약을 인터넷으로 풀고 있는것입니다. 가지도 못할 내한공연, 바라지도 않습니다. (-_ㅠ)

그래서 그런건지, 팝송에 대한 책은 그다지 읽지 않게 되었습니다. 제가 원하는건 음악일 뿐이니 말입니다. 임진모씨가 적은 젊음의 코드 록이라는 책처럼 그저 거시적으로 커다란 그림만 그려주는 책이 라면 모를까, 하나 하나 찝어서 설명해주는 내용은 제게 필요가 없었습니다. 그나마도 이미 웹에 다 잘 나와있는지라, 더이상 책은 사지 않을 예정입니다. 특정한 싸이트를 알 필요도 없이 그냥 검색이면 모든게 해결되니 말이죠.

좀더 나아가서 음악을 직접 하고 싶은 생각도 들때가 있습니다. 학창시절 음악이란 과목을 그렇게 잘한것도 아니니 말입니다. 직접 하려면 그만큼 잘해야 가능하지만, 그냥 그러고 싶은 무책임한 몽상인거죠. 제가 좋아하는 악기는 다름아닌 드럼. 이것도 몽상일 뿐입니다. 하지만 웬지 나이먹기전에 악기 하나는 해야할것같다는 생각을, 베토벤 바이러스라는 드라마를 접하면서 불현듯 느끼게되었습니다. 그래서 여기저기 전자 드럼을 직접 찾아보기도 했습니다. 이렇게 생각하다 보면 과연 내가 얼마나 노래를 잘 부르는가 라고 반문해보기도 합니다. 너무 듣기만 하는것같아서요. 듣는건 너무 많은데 반해 직접 부를줄 모른다면 주화입마가 아닐까 싶어서요. 그래서 음악을 부르는것 또한 조금씩 연습해보려고 노래방용(?) 음악을 열심히 찾고 있는 중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락이라는 노래를 부른다는게, 그리 호락호락하진 않더군요.

마지막으로 포스팅을 정리할겸, 제게 음악이란 어떤건지 간략하게 적어볼까 합니다. 사람들은 음악이란 하나의 독립적인 문화 상품으로 생각합니다. 마치 영화를 보려면 극장에서 얼마의 돈을 내고 보는것처럼, 음악이라는것도 얼마의 돈을 지불하고 나서 듣는 것 정도로 치부해버리죠. 그래서 재생시간이 영화보다 훨씬 적은 음악을 얕잡아 보기까지 합니다. 하지만, 제가 생각하는 음악이란, 하나의 압축된 인간의 언어 파일과 흡사합니다. 소설이 프로그램을 짜기위한 소스코드라고 한다면, 영화는 그 소스코드를 현실화 시킨 프로그램 그자체이고, 음악이란 소설 보다 훨씬 간결하면서도 프로그램으로 만들기도 쉬운 중간단계의 소스코드 라고 볼수 있는것이죠. 일종의 자바 스크립트랑 비슷하다고 해야 할까요? 특별한 물리 엔진 없이도 웹이라는 편리한 소통의 도구에서 쉽게 작동하는 자바스크립트 처럼, 음악이라는것도 우리가 소통의 도구로 쓰는 말이라는 분야에서 간단한 음운의 높낮이만 맞춰주면 매우 쉽고 간단하게 작동하는 언어적 프로그램인셈입니다.

사람들은 홈페이지를 만들면서 자바스크립트가 얼마나 커다란 도구가 되는건지 깨닫곤합니다. 아무리 text박스 안에서 열심히 사람들과 공통의 규격을 통해서 편리한 소통의 규격을 정하고자 노력해봐도, 그것 자체의 불편함 때문에 쉽게 포기해버릴것들을, 자바스크립트는 매우 간편하게 해결하기 떄문입니다. 글 입력창 내에서는 그저 수평적인 움직임 밖에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선형적인 세상에서 움직어야 하는 제약을 가지고 있지만, 자바스크립트는 좌우는 물론 상하 그리고 앞뒤 까지 그려낼수 있는 공간을 제공해서 소통의 한계를 뛰어넘게 해주는 편리함을 제공해줍니다. 더구나 그 소스는 단순히 메모장을 열기만 하면 볼수 있으니 누구나가 마음만 먹으면 배울수가 있죠. 음악도 이와 같습니다. 무미건조한 일상의 언어는 높낮이의 크기가 항상 일정하게 정해져서 처음부터 끝까지 듣고 그것으로 서로가 서로에게 소통해야만합니다. 그래서 우리의 일상생활에서도 서로에게 논리 라는 선형성을 요구하곤 합니다. 하지만 거기서 조금만 박자를 넣고 운율을 넣어가면서 음악으로 승화하는 순간, 우리에겐 무한대의 소통이 가능해집니다. 민주화 시대에 국민들에게 9시 뉴스나 신문조각에 새겨져있는 활자들 보다, 잔잔히 흐르는 포크송의 음악들이 그들을 더욱더 뒤흔들었던것처럼 말입니다.

추천해주고 싶은 음악, 또는 좋아하는 음악.. 거기까지 다 쓰기엔 이 포스팅만으론 부족한것같네요. 읽는분들이나 글쓰는 저를 위해서라도 여기서 마치는게 좋을것같습니다. 간략하게 제가 좋아하는 가수들을 적자면.. 너바나, 라디오 헤드, 오프 스프링, 파파로치, 린킨파크, 오아시스, 에어 서플라이 등등.. 제가 어떤 음악을 좋아하실지 아마 충분히 짐작하시리라 생각하며, 민노씨님이 내준 숙제를 여기서 마칩니다. 기다란 목록보단, 제가 좋아하는 스타일의 장문으로 풀어봤습니다. 남들 하는대로 따라하기 싫더군요. ;)
 

(덱스터에게 새로운 헤어스타일을 -_ㅠ)


Posted by 리카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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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avicon of http://www.english24get.com/koolade/ BlogIcon 쌀국수 2008/12/13 16:5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외국어 공부 때문에 팝을 계속 듣게 된 건 저랑 비슷하군요.^^
    음악듣는 취향은 좀 다른 듯.... ㅋㅋ
    자바 스크립트는 모르니 패스~

  2. Favicon of http://tillt.tistory.com BlogIcon 코코리짱 2008/12/14 15:0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제 친구가 그랬는데, 저는 따라하려다가 실력딸려서 포기.-_-
    지금은 그래도...좀 알아듣는 정도가 되니 다행이랄까요..ㅋㅋ

  3. Favicon of http://jamja.tistory.com BlogIcon 웅크린 감자 2008/12/16 16:4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참으로 다양한 장르들을 소화가능한지를 따지지 앟은 채 꾸역꾸역 제 뇌리속으로 밀어넣던 적이 있었습니다. 음악에 대한 욕구인지, 문화적인 허영심인지 모를 욕망으로 말입니다. 그런데 어느순간부터 노래방에 가면 트로트를 부르고 있는 저를 발견하게 되더군요. 밥딜런은 멀어지고 설운도가 가깝게 느껴지는 거, 그게 나이를 먹는 거란 생각이 듭니다.^^

    • Favicon of http://infobox.tistory.com BlogIcon 리카르도 2008/12/27 19:46  댓글주소  수정/삭제

      결국에 부를줄 알아야 하고, 또 남앞에서 부를수 있는 것이어야 하니..
      소통으로써의 음악의 덫이라고나 할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