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랬만에 낚은 글은 똘똘 님의 "소통이 무엇인지 갈켜달라" 라는 호소문이었습니다. 문단 구분조차 되어있지 않는, 어찌보면 소통의 규범조차 지키지 않은채 타인들에게 두손벌리는 처량한 그분의 글을 보니 한편으론 측은해보였습니다. 하지만, 그분의 글 덕택에 이제까지 제가 소통에 대해 생각했던 것들을 한번 정리하고 넘어가자는 생각이 들어서 지금 적어볼까 합니다.
소통이란 뭔가? 가장 명료한 방법으로 설명하자면, A라는 사람이 있고, B라는 사람이 있을때, 둘이 교감을 나눈다면 그걸 소통이라고 할수 있을겁니다. 그런데, 시대는 변했습니다. 인터넷에는 1명의 개인이 다양한 인격체로 분화될수 있는 요건을 충족시켜주고 있죠. 그래서 제가 한쪽에선 뭔가를 비판하면서, 또 다른곳에선 그것을 찬성할수 있게된겁니다. 그래서 같은 A와 B라는 물질적인 생명체의 교감이 아니라, 한 개인의 정신이 웹상을 통해 걸러져 나온 분리된 "사념들" 끼리의 교감이라고 할수 있습니다. 일명 유체 이탈과 비슷한겁니다. 즉, 물질적인 뇌에서 사방으로 뻗어나오는 정신을 분리시키는 "정신적 분광기"인 인터넷을 통해, 인간은 현실의 인간관계를 뛰어넘어서, 다면적인 입장을 자류롭게 취할수 있게된겁니다. 그래서 일방적 방향이 아닌, 다면화된 소통이 가능해진것, 바로 이것이 첫번째 소통의 혁명입니다.
현실에서의 인간관계 일방성을 뛰어넘은 그들은, 또한 새로운 선택을 할수 있는 영광을 얻게됩니다. 바로 "소통의 주파수"입니다. 현실세계에선 사람들과 소통을 할때 많은 제약이 따릅니다. 우선 대화할때 그 사람의 이목을 끌어야하고, 그렇게 하기위해선 재치있는 유머도 필요합니다. 하지만 온갖 조건들이 충족되더라도, 상대방이 관심없어 하면 그 소통은 불발로 끝나버립니다.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올해초 강만수장관의 환률장난을 깨닫게된 A가 그에 대한 정보를 알게되었고, 그걸 누군가와 이야기 해보고 싶었습니다. 자기가 알게된걸 말해주고 싶었고, 또는 타인들의 생각도 궁금했죠. 그래서 잘알던 친구에게 전화해서 주절주절 떠들기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친구는 매우 따분하게 대답했습니다, "음.. ? 그래.. ? 아... 그렇구나~.. 그래 알았어~" 과연 그 친구에게 잘못이 있을까요? 아닙니다. 한번 내뱉어 버리면 공중으로 사라져 버리는 현실속의 말이란, 일종의 주술과 같아서 듣고있는 사람을 실시간으로 최면걸수 있는 압축되고 직설적인 일종의 "언어적 마법"이 없다면 쉽게 따분해질수 밖엔 없습니다.
그와 반대로 책은 좀 다른 소통이 가능합니다. 자기가 말하고 싶은걸 무한대로 나열가능한것이 책이죠. 책을 잘읽는 사람은 뭔가 대단한걸 가진걸로 오해하는 사람들이 참 많습니다. 하지만 정작 어느정도 책을 읽어본분들은 거기에 대해 이렇게 대답할겁니다. 책이란 그저 나열에 지나지 않는다 라고 말이죠. 글쓴이의 책을 쓰기전에 떠오른 "핵심 영감, 또는 구성적 아이디어"를 뽑아 정리하면 단 몇줄로 요약이 가능합니다. 그리고 책을 잘 읽을 수 있었던 것은, 이러한 따분한 나열을 견뎌낼수 있는 "지적 호기심"을 가지고 있었던 덕분이라고 할수 있습니다.
지금까진 위의 두가지의 소통만 존재해 있어왔었습니다. 그런데.. 21세기에 들어와서 위의 둘을 모두 섭렵하는 새로운 미디어1가 등장한거죠. 그건 바로 인터넷입니다. 인터넷에서는 구어적인 속성과 문어적인 속성이 아우러질수 있는 여건이 마련되어있습니다. 인터넷은 일반인들이 사용하는것이므로, 구어에 익숙한 사람들이 존재함과 동시에, 1:1의 직접적인 현실대화가 아니므로 책처럼 길고 우회적인 소통도 가능해진겁니다. 그래서 DC나 포털 댓글과 같은곳은 매우 구어적이고, 반면 글 잘쓴다고 유명해진 일부 블로거들이나 아고라등의 장문의 토론싸이트는 매우 문어적입니다. 그리고 똘똘님이 부러워하는(?) 대다수의 파워블로거들은 이 두가지 소통사이에서 균형을 잡을줄 아는 사람들일겁니다.
문제는 세상의 모든 사람들이 위의 소수이 파워블로거들 처럼 균형을 잡을 현실적 능력이 없다는데 있습니다. 글이란 하나의 아이큐 테스트와 비슷합니다. 여러 문장들엔 다양한 생각들이 나열되어있고, 거기서 그 흐름을 짚어내어야 합니다. 그런데 우선은 긴 호흡의 문장 그 자체에 익숙하지 못하여서 문턱을 넘지 못하는 경우가 대다수인데다, 그걸 넘어서려고 인위적인 시도를 하더라도 그속에서 어느정도의 선험적인 체험의 소양이 요구되는 경우도 허다하기 떄문입니다. 그래서 그들은 단순한 구어적인 소통으로 "편향"되어버립니다.
감각적인 소통, 그것은 마약 같은 중독성을 지니며 일종의 환각제입니다. 누군가와 말초적인 소통에 열을 올리다보면, 마치 그것이 사실인것처럼 환각상태에 빠지는것이죠. 네이버 지식인에 올라온 온갖 지식글 또한 그러한 환각제의 한 종류라고 볼수 있습니다. 그들은 거기에 누군가의 글을 퍼다 올려서 자신이 전문가가 된것인냥 환각상태에 빠지는것이죠. 마약에 쩔어버린 그들에겐 살인, 강간, 방뇨, 음주운전 등등의 범죄 또한 쉽게 용납됩니다. 이러한 환각상태에 빠져버린 한국의 웹에는, 무책임한 펌질글이 난무하고 있습니다. 결국 그들은 소통이라는 마약에 쩔어서 스스로의 권리를 포기해버렸습니다. 그리고 그 권리는 네이버가 모두 돈으로 환산해서 그들의 이익으로 쓰고 있습니다. 저의 개인적인 생각이긴 하지만, 어찌보면 네이버는 마약 판매상과 흡사한면을 가진 측면도 없지않을것같네요.
mepay님의 "네이버의 블로그 정책" 을 보면 그 실상이 잘 드러나고 있는것같습니다. 글을 읽어보시면 알겠지만, 네이버 대문에 걸리는 블로그글 중에 요리글은 네이버 키친에 있는 글만 올리겠다 라는건데, 이건 결국 네이버 키친에다가 글을 올리도록 만들겠다 라는것과 다를바 없습니다. 소통이란 미끼로 네티즌들을 노예화 시키는것이죠.
저는 이러한 사람들을, 정보화시대에 나타나는 일종의 소작농에 비유하고 싶습니다. 영주가 땅을 빌려주고, 거기서 노예처럼 일하던 농노들. 지금은 네이버가 웹상에서 편리한 도구를 제공해주고, 노예처럼 글을 퍼다 올려주는 사람들. 너무나 흡사하지 않나요?
저는 이들에게 "말초적인 자발적 소통 노예"라는 낙인을 찍어주고 싶습니다.
- 미디어 라고 함은, 매개체를 의미합니다. 그러므로 태초의 미디어는 바로 "언어" 그자체라고 할수 있습니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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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bject: 네이버 블로그, 성인사이트 광고판 블로그(거) 왜 방치하나?
Tracked from Save the Earth! Fire Blog! 2008/10/17 11:49 삭제네이버 블로그, 성인사이트 광고판 블로그(거) 왜 방치하나? '새로운 블로그홈' 오픈보다 괜찮은 스팸 대책부터 세워야~ 오늘(17일) 아침 도서관에 평소와 달리 일찍 출근해 디지털자료실에서 노트북을 켜고, 어제밤 정리해둔 '인천시의 예산낭비 교통운영개선사업' 관련 포스트를 여러 블로그에 퍼나르다가 황당한 댓글과 마주쳤습니다. 네이버 블로그의 안부게시판에 새 글이 있다는 표시가 있어 확인해 보니, 헉!! 아이디가 "애.무.부장"이라는 블로거가 "안녕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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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bject: 네이버는 좋겠습니다
Tracked from 웹초보의 Tech 2.1 2008/10/23 09:53 삭제아침에 일어나 올블에서 놀다보니 네이버 파워블로그 관련 자축 포스팅이 많이 보이더군요. 역시 예상했던데로 네이버 블로그의 강점을 느낄수 있는 요리, 인테리어, 여행 블로거들이 많았습니다. 살짝 들여다봐도 하루 방문자수가 몇만 단위인 진짜배기 파워블로거들이 많이 보이던데, 이들 대다수를 차지하는 와이프로거야 말로 진정한 생활밀착형 블로그의 힘을 느끼게 해주는것 같습니다. 이래저래 IT 이야기만 하는 변방의 설치형 블로거로서 왠지 아웃사이더 같은 느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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