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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 블로거들 사이에 유행하는 빠삐놈. 저도 블로거(?)인 만큼 거기에 한번 끼어들어볼까 합니다. 하지만 단순히 수동적으로 남들하는것을 따라서 이미지나 동영상을 퍼나르는데 그치지않고, 나름 분석을 해보겠습니다.

#뜨거운 서태지와, 차가운 이효리

이 놀이는 웹에서 서태지에 대한 반대 급부로 띄운것으로, 일종의 플래쉬몹과 비슷하다고 할수 있습니다. 그 내용 자체에는 아무런 의미가 없고 매우 비이성적인 행태를 띄고 있습니다. 하지만 조금만 맥락을 찾아본다면, 대중문화에 대한 반대 운동의 성격을 띄고 있습니다. 일방적으로 받아들이기만 해야 하는 자신들의 무력감을 이겨내기위해서 쉽고 단순한 놀이로 참여를 유도함과 동시에, 대중문화에서 잃어버린 자아를 찾으려는 시도라고 볼수 있습니다. 이 놀이에 참여하는 사람들은 서태지에 대한 반발심으로, 무조건적인 찬양과 환호성을 내지르고 있으며, 추천수를 올려서 사람들에게 더욱더 참여를 유도하고 있습니다. 높이 올라간 추천수는 자아를 찾은 기쁨과 비례하는 듯한 양상을 띄고 있습니다.

이처럼 선형적인 "이성"의 분주에서는 전혀 이해하기 힘든 빠삐놈 놀이는 맥루헌이 말하는 차가운 미디어의 특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매우 직설적이고, 자극적인 감성에 호소하는 내용들이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관련 포스팅을 살펴보면, 텍스트와 이미지, 음악이 골고루 섞여 있는 양상을 뜁니다. 웹이라는 차가운 매채의 속성을 매우 잘 이용하고 있는데, 이건 단지 웹의 속성에 기인하기보다는, 이 놀이 자체부터 "참여"를 기반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이런 속성이 필연적으로 나타난것같습니다.

이같은 네티즌들의 놀이를 보면 놀라운 점을 하나 발견할수 있는데, 바로 서태지는 매우 뜨거운 존재라는것입니다. 서태지의 경우 그 활동이 매우 제한적이고, 음악을 통해서만 사람들과 소통 합니다.
비교를 해보자면, 최근에 활동중인 이효리는 매우 다양한 프로그램에 나와서, 사람들에게 자신의 다양한 모습을 보여주는데 주력하고 있습니다. 반면 서태지는 제한된 공연을 통해서 사람들을 만나고, 서태지와 소통할수 있는 유일한 길은 오직 그의 음악과 가사밖에 없습니다. 이효리 처럼 다양한 "차가운"매체에 나와서 사람들과 쿨한 소통을 하고 있다면, 반면 서태지는 자신의 음악과 가사 라는 텍스트를 통해서만 소통하고 있다고 볼수 있습니다.
비록 서태지가 음악이라는 청각적인 매체를 사용하지만, 이는 매우 시각적인 특성을 지니고 있습니다. 즉 맥루헌의 말대로 음악에서도 재즈 처럼 차가운 음악이 존재하는것처럼, 반대로 서태지의 경우 매우 뜨거운 음악이라고 할수 있습니다.

이처럼 서태지에 대한 반대급부로 시작된 놀이는, 어찌보면 서태지 식의 소통에 대한 어려움과 난해함이 만들어낸 것인것같습니다. 디씨에서는 게시판에 질문글 올리면 누군가가 답해주기를 바라는 나태하고 수동적인 속마음 뒤에는, 누군가가 참여해주길 바라는 간절한 마음이 존재하는데, 거기서 그들이 원하는 "인간들 간의 정"을 획득하기 위한 도구로 보는게 옳습니다. 여기서 솔직함과 정을 획득하는 동시에, 소통을 원하는것이죠.
이것은 뒤집어 본다면, 이번사건의 시발점이 된, 그리고 그들의 우두머리라고 할수 있는 디씨인들이라고 불리는 사람들이 수동적이고 형식의 파괴를 즐기는 이유는, 바로 그들이 정보를 위해서 웹을 쓰는게 아니라 애정을 획득하기 위한 도구로 쓰고 있다는것의 또 따른 증거가 될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외로움은 단순히 그 개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웹에 존재하는 수많은 텍스트들, 즉 차가운 그들이 적응하기 힘든 뜨겁고 시각적인 그리고 결과적으로 개방된 미디어에  노출되면서, 그 반대급부로 차갑고 폐쇠적인 부족적인 행태를 띄는것이라 보는게 옳은것같습니다.

#자본에 함몰된 젊은이들의 자괴감

빠삐놈은 이전에 아이스크림의 광고에 나오던 빠삐용의 그림입니다. 각종 합성동영상을 보면 이 광고의 배경음악을 섞어놓은 것들이 많습니다. 왜 하필 광고인가? 여기서도 맥루헌의 놀라운 예지력이 드러납니다. 광고라는것은 청각적이고, 모자이크적인 수법을 많이 사용합니다. 이성적이기보단 감성적이고 감흥적인 청각적 매체라는 의미가 될겁니다.

하지만, 이론적인 판단에서 좀더 들여다보면 한국의 비극적인 세태가 여기서도 잘나타납니다.외국, 특히 미국의 경우 광고를 사람들에게 영향을 끼치는 요소로 정의하기를 꺼려 하고, 특히나 유명인들은 광고에 잘 나오지 않습니다. 즉, 광고라는것이 사람들의 감정을 흔들어서 판단을 흐리게 하는 장치 라는것을 인정하려 들지 않는다는것이죠. 실제론 충분히 그러한데도 말이죠. 이것은 시각문화에 길들여진 미국의 이원화되어있는 세계관을 반영하는것이라고 볼수 있습니다.
허나 한국에서는 광고라는것은 사람들에게 영향을 끼치는 존재로 인정해버리는 추세입니다. 특히 연예인들이 성공하면 필수코스로 인식되고 있습니다. 즉, 유재석등의 네티즌들이 좋아하는 언예인이 광고에 나오면, 아무런 꺼리낌없이 그 상품에 대해 호감을 가지는겁니다. 오히려, 내가 좋아하는 사람인데 뭐 어때? 라며 그 영향력을 당연한것으로 받아들입니다.
하지만, 여기서 그들의 이중적인 행태가 드러납니다. 너무나 가까이 TV를 통해서 연예인들이 노출되면서 마치 그들이 실제 친구인것처럼 착각을 해버리는 판단의 착오가 발생해버립니다. 한편으론 그들의 광고출현을 보면서 내가 좋아하는 사람이 저렇게 광고에 나오다니 뿌듯하다 라고 하면서도, 그 이면에는 친구가 돈을 벌러 나왔다는것에 분노를 느끼는것입니다. 친구라는 존재는 원래 돈이라는 매체에서 자유롭기 마련인데, 그 친구가 보험사의 판매상이 되어서 뭔가를 사달라고 하는 현실과 인식에서의 간극이 발생하게된것이죠.

빠삐용의 광고를 패러디한 이유도 이와같은 맥락에서 읽으면 되는것같습니다. 연예인들 만큼이나 이해하기 쉽고 차가운 매체인 광고를 이용한것은 필연적인 선택에는, 그들의 친구들이 성공한후 필수 코스로 밟는 "성공의 상징"이라는 또 다른 의미가 존재하는것 같습니다. 그러니까 서태지는 이렇게 "광고" 라는 그들만의 영역에 매우 권위적으로 등장한다는것입니다. 
세속화되어버린 그들에게는 서태지가 광고에서 열정과 꿈이라는 캐치프레이즈를 들고나오자 적잖이 당황했고, 거기에 거부감을 느낌니다. 왜냐면, TV에서 온갖 고생을 한후에 자신들과 애정이라는 수단을 통해서 충분히 친해진 후에서야 성공의 표시로 주어지던 그들의 광고에, 아무런 소통도 없이 나타난 서태지를 보고는 일종의 두려움과 절망감에 휩싸이게 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그걸 더욱더 가속화 시키는 요인은 바로, 서태지는 이미 "우리"라는 자신들의 청각적인 부족과는 전혀다른 시각적 문화를 가진 "그들"의 존재라는것일겁니다.
이렇게 쉽게 그들만의 아지트를 빼앗기자 거기에 놀라고, 분노하게 되었고, 그때문에 빠삐놈이라는 비이성적인 놀이가 시작된것같습니다. 그리고 그들은 그런 놀이를 통해서 환희와 기쁨을 표현하고 있지만, 동시에 역설적으로 괴로움과 자괴감을 표출시키고 있는것같습니다.

#차가운 미디어에 존재하는 폐쇄적인 문화

맥루헌이 말하는 차가운 미디어는, 애초에 참여 라는것을 기반으로 해서 다원화된 이해를 통해 세상을 진정으로 깨닫는 새로운 이성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즉, 과거에 불교에서 선종과 교종을 통해서 깨달음이냐 텍스트이냐 라는 고민을 한것처럼, 맥루헌도 책이라는 문자적 문화에 존재하는 시각적인 편향성과 폐쇄성을 지적하고, 더 나아가서 깨달음, 즉 오감이 총 동원된 새로운 앎을 지향한 21세기의 이성을 통해서 돈오점수를 이뤄보려는 일종의 불교인이라고 볼수도 있을것같습니다.

다원화되고 참된 깨달음이라는 것엔, 참여라는 필연적인 요소가 등장합니다. 단순히 책을 읽는것과는 다르게 오감이 모두 작동하려면, 최우선적으로 그 사람이 몸으로 움직여서 깨달음을 얻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이같은 참여에는 항상 열린, 그리고 개방된 문화가 필연적으로 이어지게 되어있습니다.

하지만 한국의 웹은 맥루헌이 말하는 이성과 감성을 조합해낸 새로운 차원의 이성에 다다르기엔 까마득하다고 볼수 있습니다. 왜냐면 소수 청각적인 인터넷 유저들, 즉 디씨인이나 열성적이고 자극적인 소수 블로거들이, 그들만의 폐쇄적인 문화를 만들어버렸고 그것이 마치 인터넷의 전부인냥 비춰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즉, 인터넷은 소수의 폐인들이 지배하는 부족 집단이라는 이미지를 그들 스스로 만들어버린 측면이 큽니다.

이번의 빠삐놈 놀이 또한, 자폐증을 겪고 있는 환자라며 비판하고 있는 사람들 에겐 인터넷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의 장"을 더욱더 부추길것같습니다. 특히나 구미디어들이 이러한 비이성적이고 부족적인 그들만의 폐쇄적인 문화를 보면서, 오히려 인터넷은 신뢰할수없는, 그들만의 매체라고 비난할수 있는 기제로 작용할것같습니다.


#마무리하며..

인터넷에서 심야 12시가 넘으면, 청소년들이 온라인 게임을 못하게 막아야 한다는 한나라당의 주장이 담겨있는 기사를 읽었습니다. 한나라당의 주장에는 매우 무서운 하지만 평범한 논리가 담겨있습니다. 바로 게임은 공부에 악영향을 끼치고, 게임은 부정적인것이다. 라고 말입니다.

만약 네티즌들이 이렇게 빠삐놈등의 비이성적인 놀이들을 통해서 세상과 단절되는 선택을 한다면, 구 미디어들, 즉 조중동등의 매체에서 이런 비이성적인 점을 사람들에게 각인시켜줄겁니다. 아니, 각인시켜줄 필요도 없이 스스로가 그러한 존재라며, 뜨거운 인두로 낙인을 지지는 행동이라고 봅니다. 스스로의 몸에 인두로 지지면서 스스로 기뻐하는 그들의 모습인거죠.

하지만 그렇게 기뻐할 날도 그리 멀진 않았다고 봅니다. 소수의 인터넷 유저들이 그렇게 폐쇄적이고 자학적인 가상의 놀이로 기뻐할때, 구 미디어들과 권력은 이런 약점을 근거로 들어서 뉴미디어인 인터넷을 통째로 공격하는 수단으로 삶는 도구로 사용될것입니다.

상식적으로 밤 12시가 넘어서 온라인 게임을 한다는게 잘 납득이 가지않습니다. 오히려 그걸 막야아 하는게 아니냐는게 어찌보면 당연하게 받아들여질 정도이니까요. 그리고 많은 수의 학생들이 실제로 밤늦게 게임을 하고 있을겁니다. 하지만 그런 학생들이 게임을 안하게 한다고 공부를 더 열심히 할지는 전혀 모르는 일입니다.
지금의 인터넷도 이런 게임과 비슷한 운명의 갈림길에 서서히 놓여지고 있는것같습니다. 인터넷 폐인이라고 불리는 말은 이제 게임폐인이라는 말보다 더 폭넓게 사용되고 있습니다. 그리고 몹쓸 몇몇 인간들은 인터넷을 통해서 나온 촛불집회자들을 좀비라며 매도하기도 했습니다. 아고라를 없애버리고 싶은게 그들의마음일겁니다.
만약 인터넷이 온라인 게임과 같은 비이성적이고 인생에 도움이 안되는 쓸모없는 사회의 악으로 전락해버린다면, 그 책임은 바로 자폐아적인 놀이로 인터넷이라는 매체에 대해서 부정적인 인식을 확산시킨 그들 이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Posted by 리카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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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logIcon Jin_a 2008/08/01 01:0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희 실타래도 완전 빠삐놈 좋아하거든요.. ㅋㅋㅋㅋㅋㅋ 꺄아아아아 :>
    흐음.. 저도 광고 학도라.. 원래 사람들 현혹하는 바이럴을
    되게 꺼리는 편인데..

    빠삐놈은 뭐랄까, 저렇게 만들어주신거에 대한
    감사의 표시랄까?
    그래서 요즘 빠삐코 물고 삽니다 ㅋㅋ

  2. BlogIcon 데굴대굴 2008/08/01 12:1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도 비슷하긴 하지만, 이런 상황에 대해서는 조금 다르게 봅니다. 온라인을 오프라인의 연장선으로 봅니다. 현재의 오프라인이 갖고 있는 모순점이나 각 개인들이 표출하지 못하고 있는 자연스러운 억압이 이런 현상을 이끌어내고(우연이라 하기에는 너무나 짧은 시간에 많은게 발생되었습니다) 자연스럽게 이러한 표출은 대리만족과 같은 형태로 나타나게 된다고 봅니다.

    이러한 온라인이 확장이다라는 생각의 단적인 예로, 담배를 끊는 방법, 온라인 쇼핑중독을 치료하는 방법, 게임중독을 치료하는 방법이 모두 같습니다. 각 개인이 사회에 대해서 받지 못하는 부분을 찾고 이 부분을 채울 수 있는 방법과 그 방법에 대해서 올바르게 표출하고 그걸 이해시키는게 모든 치료법의 근원적인 방법이지요.

    만약, 온라인까지 극단적으로 부정하는 현상이 발생하게 된다면, 이는 표출하지 못할 수 있는 통로를 막아버린 것이 되어 궁지에 몰린 쥐가 된 사용자들은 다시 오프라인 세상에 극단적인 피드백을 던저줄 것으로 생각됩니다.

    • BlogIcon 리카르도 2008/08/02 17:05  댓글주소  수정/삭제

      아마 그렇게 될가능성이 큽니다.
      하지만 온라인이 소수의 대중에 의해 점거되어있는
      미디어라는 인식이 확산, 고정되어버린채로 계속 유지된다면,
      지금의 촛불집회 처럼 무력화되어버린 온라인의 실패가
      다시한번 재현될겁니다. 더욱더 무력화되어버린..
      그리고 사람들은 인터넷을 보며 더욱더 싸늘한 반응을 보일겁니다
      그 때가 되면 늦어버리는것이죠..
      우리를 보고 빠삐놈 놀이하는거라 생각할테니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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